유리 펜스위에 설치(!) 할 카메라 마운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는 본당 2층 맨 앞자리가 사진찍기 가장 좋은 포인트 입니다. 허리높이의 칸막이 벽위로 유리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유리벽 위에 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도록 마운트를 제작해 볼 생각입니다.
어제 저녁에 출력을 시작하고 확인했던 "예상 출력시간이 32시간 58분" 그러니까 약 33시간, 하루꼬박 하고도 한나절이 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3D 프린터가 밤새 열심히(!) 일을 해 준 덕분에 오늘 아침에 일어나 확인해 보니 출력이 완료되어 있었습니다.
언제 완료가 되었는지 확인을 못했기 때문에 총 얼마의 시간이 소요된 것인지는 확인 할 수는 없지만, 당초에 예상되었던 33시간 보다는 훨씬 빨리 완료되었습니다. 10시간 안팎이 되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
출력된 결과물을 본 첫 느낌은 모델링 하면서 숫자로만 봤던 녀석보다 훨~ 더 큰 녀석이라는 '놀라움' 이었습니다. 아마도 지금까지의 출력물 중에 가장 큰 '덩어리' 가 아닐까 싶네요.
아무래도 카메라를 올릴 마운트라는 생각에서 가능하면 튼튼하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에 처음 계획보다는 조금씩 크기를 키워 모델링을 했었는데, 암튼 무척 튼튼해 보이는게 맘에 듭니다. (휴대하기엔 그만큼의 불편함이 따르겠지만요!)
모델링을 마치고 원활한 출력을 위해 솔리드를 180도 뒤집어 출력을 했는데, 덕분에(?) 출력상 필요한 빈공간을 매꿔주는 서포트가 최소화된 상태로 출력이 된 것 같아 맘에 듭니다. 오랜 기다림의 결과라고나 할까요? ㅎㅎㅎㅎ
몇번의 3D 프린터 출력을 거치면서 경험지수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서포트 제거를 위해 볼트를 밑면에 끼워봅니다. 구멍을 메우고 있던 자잘한 조각들이 떨어져나가고 볼트와 너트가 들어가 체결될 곳들이 6각 모양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분명 볼트의 헤드부분과 너트의 지름(diameter) 가 6mm 로 정확하게 측정을 해 모델링을 했는데, 왠일인지 볼트 머리 부분이 매립될 부분이 들어가질 않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부분입니다.
유리가 끼워질 T 자 부분의 홈 사이로 볼트를 끼울 곳을 설정해 두었는데, 저 구멍까지 볼트를 끼워넣을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볼트 해드가 들어갈 부분이 좀 넉넉하게 모델링이 되었다면 모를까 그 구멍 자체도 뻑뻑할 정도의 크기라서 깊이가 80mm, 폭이 9mm 인 곳 안쪽에 볼트를 넣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결국 볼트 헤드가 들어갈 구멍을 그라인더로 갈아보기로 했습니다. 얼마전 대륙의 시장에서 버니어 칼리퍼스와 함께 장만했던 손톱정리용 그라인더의 도움을 받아 자구책을 마련해 볼 생각이었습니다만 이게 생각만큼 만만치가 않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아래쪽에서 볼트가 삽입될 부분과 윗쪽 너트가 삽입될 부분 중 한곳은 6각 모양이 아니라, 원형모양이 되어야 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볼트나 너트중 하나를 돌려 고정을 시킬 수 있는데, 둘 다 헤드 모양대로 6각으로 모델링이 되었다는 점 입니다. 생각이 짧았습니다. ㅠㅠ
그라인더로 조심조심 이곳저곳을 갈아내다 결국 이번 모델은 실패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하루밤동안 열심히도 일을 해 주었던 3D 프린터에서 미안한 마음마저 듭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하고 실패작인 "유리벽 마운트 Ver 1.0" 에서 수정할 사항들을 정리했습니다.
- 전체적인 크기가 너무 큼. 가로X세로X높이 를 각각 80 x 80 x 110 으로 수정
- 강도를 높이기 위해 밀도 채우기를 10% -> 15% 높임
- 볼트 헤드 부분은 6각으로, 너트 부분은 원형으로 각각 1mm, 3mm 씩 크게
- 전체적인 모양은 필렛 Fillet 값을 좀 더 줘서 둥근 느낌을 살리자
- 아래 기둥부분에 홀을 넣어 공간 만들기 - 작업을 위해 드라이버 또는 그라인더를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수정사항이 적용된 유리벽 마운트 Ver. 2 입니다. 전체적인 크기는 좀 줄였지만, 밀도를 높여 강도를 보강했고, 둥근 느낌을 강조해 투명한 유리벽 위에 올려져 사용되더라도 이질감을 줄일 수 있게 했습니다.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STL 파일을 XYZware 로 옮겨 슬라이싱 작업을 합니다. 밀도를 높였으니 나름 튼튼하게 잘 출력이 되겠죠? 이전 버전에 비해 크기가 줄었으니 출력시간도 하룻밤이 꼬박 걸리지는 않을듯 합니다. 작은 바램 입니다. ^^
다시 무선 Wifi로 3D 프린터에 슬라이싱된 .3w 파일을 보내고 출력을 기다려 봅니다.
원하는대로, 계획했던대로 출력이 잘 될 수 있을까요?
시행착오 끝에 카메라 커스텀 마운트 제작에 성공을 했습니다. 며칠에 걸쳐 작업을 했는데, 그래서인지 더 맘에 듭니다.
본 포스팅에 사용된 da Vinci 1.0w 은 XYZprinting 에서 체험 제품으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