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태양은 따갑기만 하다.
얼마전 신청했던 태양광발전기가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됐다.
우리지역 지자체에서 아파트 베란다에 태양광발전기 설치 지원사업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신청을 했는데, 운(!)좋게도 절반가까운 지원금에 망설임 없이 바로 접수 완료, 그리고 오늘 드디어!! 설치까지 완료다.
요 며칠 4월의 따사로운 태양을 받으며 언제 설치되나 손꼽아 기다렸는데, 설치후 모습도 생각보다 주변경관에 큰 해를 끼치지는 않는것 같아서 더욱 맘에 든다. 설치 용량은 50W X 5장, 합계 250W 짜리.
어제 저녁 늦게 설치 기사님들이 3분이나 오셔서 후다닥 설치를 해 주셨는데, 설치만 해 놓고 가동은 결국 오늘 아침의 햇볕으로 부터 시작~
오전 7시 경. 아침에 일어나 베란다에 설치된 발전량측정기를 확인했더니, 아직 건너편 아파트 너머로 해가 보이지도 않는 시간인데 앙증맞게도 전기를 만들고 있었다. 생산량 이제 막 10Wh.
베란다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은 한전에서 제공해 주는 우리집의 전기와 집안의 콘센트로 연결이 되는데, 이렇게 프러그롤 꼽아두면 생산된 전기와 한전에서 제공되는 전기를 혼합해서 사용하게 되는것이다. 이런 방식을 '계통연계형' 이라고 부른다. 전기를 충전해 저장해 두고 저장된 전기를 필요할때 사용하게 되는 '독립형' 과는 구별되는 방식이다.
보통 가정에서 사용하는 태양광발전의 방식은 이런 계통연계형을 사용하게 되는데, 생산량이 소비량에 비해 작을 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야간에도 전기를 사용해야 하기에 사용량의 일부만 태양광 발전을 통해 충당하게 된다.
물론 '독립형' 에서라면 꼭! 필요했을 전기저장장치 등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계통연계형의 장점이 된다.
그렇다면 하루 전기를 얼마나 만들 수 있을까?
오늘 하루 생산량은 586Wh, 그러니까 0.586kWh 다.
한낮의 기세(!) 로 봐서는 600Wh 는 넘지 않을까 싶었는데, 단지내 아파트 옆동(서쪽) 에 있는 건물의 그림자가 태양광 모듈 일부를 가리기 시작하는 4시 전후로 급격히 발전량이 줄어들더니 결국 600을 채우지 못하고 말았다!
다만 오늘 오전에 구름이 낀 날씨였다는 점에서 언젠가는 하루 600Wh 를 넘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도 해 본다. 언젠가는 뭐~!!
586Wh. 오늘 생산된 전기 586Wh 는 과연 어느 정도의 양일까?
집안의 몇몇 전기제품들을 살펴보다가 발견한 우리집 냉장고에 부착되어 있는 월간소비전력량. 한달에 38.9kWh 란다. 그러니까 38,900Wh 라는 얘기다.
그럼 간단히 계산해서, 우리집 태양광이 열심히 일을 해서 하루 600Wh 씩의 전기를 생산해 낸다고 하면 한달에 600 X 30 = 18,000Wh 를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고, 그건 우리집 냉장고에 소모되는 전력량의 절반이 조금 안되는 수치인 셈이다.
우리 옆동을 없앨수는 없는 일이니, 냉장고를 절반으로 줄여야 하는걸까?
지자체의 지원으로 거의 절반가격에 태양광 발전기를 주문했다고 했을때 주변의 반응은 대부분 이랬다.
"그거 하면 전기세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데?"
계산을 해 보면 사실 설치비(보조금을 제외한 실제 지불한 경비) 의 원금을 회수하려면 대략 100개월 정도의 '세월'이 필요하게 된다. 쉽게 말하면 '경제적인 목적' 의 '베란다 프로젝트' 는 그닥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그럼 뭘까? 왜 돈들여가며 번거롭게 이딴걸 베란다에 매달아두어야 하는걸까?
사람마다 그 이유가 다를 수 있겠지만, 내 경우는 첫번째 이유가 아이들의 교육에 있었다. 하루에 전기가 얼마나 생산되는지, 또 냉장고며 전기밥솥에서 부터 세탁기, 청소기까지 생활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전기를 소모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숫자' 로 알려줄 수 있게 되었다.
오늘 첫날, 집에 들어오자마자 베란다로 나가 발전량측정기의 수치를 확인하는 일은 즐거움과 한편으로는 놀라움이 교차되는 일이었다. 아이들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또 다른 이유는, 불우이웃돕기, 아니 '불쌍한 지구돕기' 정도라고 해 둘까?
오랜 시간동안 우리를 위해서 묵묵히 있어준 지구에게, 나와 우리 가족들이 본의아니게 남겨주게된 여러가지 상처에 대한 미안한 마음, 고마운 지구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해 두는것이 좋겠다.
어쨌든! 오늘 하루도 아까운 태양빛을 그냥 낭비해 버린 수 많은 친구들과 이웃들에게 우리집 계량기를 공개하며, 그리고 내일은 꼭! 600Wh 를 채워주기를 또 한번 기대하며, 계량기의 속도를 자세히 살펴보시길!!
역시, 4월의 태양도 고맙기만 하다.
2016년 4월 28일 낮 12시
몇가지 읽어볼 글들
가정용 미니태양광 발전기 설치시 고려사항과 전기요금 절감액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