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펀딩의 대표주자 킥스타터 Kickstarter 에서 요 며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참 맘이 복잡하다.
대략의 상황은 이렇다.
의욕에 차 있는 홍콩의 두 젊은이 (Alex 와 Dennis) 는 스마트폰에 블루투스로 연결을 해서 사용할 수 있는 USIM Adapter 를 기획하고 여러사람으로 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는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그 내용을 올린다. 이게 2015년 7월 얘기다. 이름하여 PiECE
이들이 기획하고 있던 제품은 사실 기존의 제품들을 뛰어넘을 새로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는 제품은 아니고, 이런거 하나 있음 참 편리하겠네~ 언제 하나 구입하면 좋겠네~ 정도의 제품.
사실 알리에서 검색 만 해도 이것보다 기능이 훨~ 더 뛰어난 제품들, 이를테면 심카드를 4개까지 꽂을 수 있는 제품들도 많았지만 '분위기상' 좀 더 심플한 제품 디자인, 게다가 젊은이들이 새롭게 뭔가를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등등이 엮겨 (나만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펀딩 목표액인 35,000 달러를 훌쩍 뛰어 넘은 약 400,000 달러가 모이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아주 성공적인 킥스타터 스토리!
그리고 제품의 배송일이 다가왔다.
약속했던 날짜는 2015년 11월이었는데, 아직 11월이 다 지나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나 역시도 일단 기다려보는 분위기.
그러던, 11월의 어느 18일 저녁.
이상한 메일 하나가 스팸함도 거치지 않고 메일 INBOX 에 도착해 있다.
메일 발신자는 Thomas Alvord, General Counsel, Funded Today 라는 회사 책임자 인 모양이다.
메일 내용을 요약하면, 이 킥스타터의 PiECE 의 개발/운영자들이 모두 사기꾼들이라는 얘기다. 마케팅 대행을 하는 자기들에게 지불해야 할 돈도 전혀 지불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연락마저 끊긴 상태라는 것이다. 뭐 FBI 가 어쩌구~ 하면서!!
따라서 제품개발이 더이상 이루어지지 않고, 펀딩에 참여했던 배커들에게 제품이 배송되지 않을 수 있다는 '뉘앙스' 의 통지 겸 호소문이었다.
헐~
그럼 내돈은 어찌 되는겐가. 카드사에 구매 취소 요청이 가능한가? 이런 생각들을 하며 바로 PiECE 캠페인 페이지를 클릭!
역시나 세계 곳곳에서 이 펀딩에 참여했던 구매예약자들의 코멘트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까지는 안타깝긴 하지만, 그래도 뭐~ 있을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내 돈은 어찌해야 하나~ 하는 염려만 뺀다면 말이다.
그런데 그 캠페인 페이지에 쏟아져 들어온 세계 곳곳으로 부터의 코멘트들은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그야말로 반전의 상황이었는데.
(다들 예상하시겠지만) 이 사기꾼 넘들을 어찌 잡아야 하나, 돈 돌려받는 방법은 없나 등등의 얘기일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들의 얘기들을 대략 정리해 보자면 크게 3가지로 구분이 된다.
첫번째, 메일을 보낸 Funded Today 회사에 대한 얘기.
어떻게 그들이 우리의 연락처와 이름을 알고 메일을 보냈을까? 내 정보가 유출이 된걸까?
두번째, 이런 상황에서 킥스타터 운영자들은 뭘 하고 있는 건가?
뭐라도 대책을 내 놓거나,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줘야 하는건 아닌가?
세번째, 기다려 보자. 아직 11월이 다 간건 아니잖아
놀랍지 않나?
혹시 내 돈을 되찾을 방법이 있을까 기대하며 '동병상련' 을 찾으려 했던 내 생각과 달리 이 친구들은 상황을 파악하는것에 더 관심이 있는듯 하다.
당황하지 않고~ 생각을 해 보니, 그들의 말 처럼, 일단 킥스타터가 이런 스캔들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이런 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클라우드 펀딩' 이 이런 '겸험' 등을 통해 더욱 발전하고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진화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1월 말까지는 일단 기다려 보기로 했다.
오늘의 생각 정리는 여기까지!
아직 11월은 다 지나가지 않았다! ㅠㅠ